하나님이 내 기도를 다 들어주시지는 않는건 응답이 없는게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으로 응답해주시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가지 발칙하기도한, 허무맹랑한, 만약에 정말로 그렇게 됐으면 큰일났을 것 같은 그런 기도를 하기도 했었다. 그건 내가 지혜가 부족해서이기도,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을 잘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아서이기도 했을거다.
꽤 오랫동안 선생님과 평생 함께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선생님이 내가 사랑해도 되는 대상이기를, 선생님도 나를 사랑해주기를. 누군가의 인생을 망칠까봐 혼자 있는게 낫겠다는 생각은 나 자신을 속이는 가증스런 거짓말이다. 나는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를 떨쳐내지 못할 것이고, 선생님이 유부남이거나 내가 선생님에게 느끼는 감정이 전이라는게 확실히 드러나게 되거나 너무나 맘에 드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한, 선생님을 계속 원하지 않을까.
선생님도 나를 위해서 기도하고 계실것이다. 선생님의 기도는 내 기도와는 많이 다를텐데, 선생님이 나를 위해 할 것 같은 기도를 생각하면 조금 부끄러워진다. 선생님은 나를 위해서 기도하고 계실 것이기 때문에. 내 욕구를 채워달라고 하는 기도, 내 평안을 위한 기도. 물론 할 수 있고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내가 몰두하고 집중하고 있는게 오로지 내 결핍과 욕구라는 사실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선생님을 원한다는 기도를 하기 전에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더욱 바로 서고, 선생님과 보내는 시간 안에서는 내가 바로잡아야할 것에 집중할 수는 없는건가. 선생님을 우상으로 만들고있는 내 기도에 하나님은 어떻게 응답해주실까. 나를 인도하시는 그분께서 가장 좋은 응답을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우상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선생님이 진짜 아프신걸까. 아프지 않은데 둘러댈만한 핑곗거리가 마땅치 않아 아프다고 하신거면 좋겠다. 차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