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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중에 진리와 함께 기뻐함

노력할수있는, 개선해나갈수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그렇게 해서 삶이 좋은쪽으로 변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실패하더라도 죽을만큼 노력해보았다는 말을 할수있다는 것삶이 정말로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성공의 경험을 쌓아볼 수 있는 것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모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게 아니라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내가 바라던, 어린시절에 가질 수 없었던 내 삶의 통제권이다.사랑은오래 참고 온유하고 시기하지 아니하고 자랑하지 아니하고교만하지 아니하고무례히 행치 아니하고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성내지 아니하고악한것을 생각하지 아니하고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고진리와 함께 기뻐하고모든 것을 참..

카테고리 없음 2026.07.01

미안함

아주 오래전부터 막연하지만 간절한 기대가 있었다. 나와 아주 비슷한, 나를 닮은 누군가와 영혼의 단짝이 되어 외롭지 않게 살아가고싶다는 기대. 언젠간 만나게 될거라는 기대. 그 기대보다는 오래되지 않은 깨달음이 있었다. 내가 원하는 그런 사람은 있을 수 없다고. 인간은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켜줄만한 존재가 되지 못한다고. 누구와 함께하든 외로움은 피하지 못할거라고. 내가 가지고 살았던 이 기대와 깨달음이 요즘들어 바람에 풍경이 울리듯 내 머릿속을 울리는 것 같다. 두가지 모두 다 내 안에 살아있었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내가 선택한 사람이 내가 원하는 만큼의 눈맞춤, 정서적인 교류를 할 수 없는 사람인걸 깨달아가는 이 시간은 여름의 낮처럼 길고, 힘겹다. 뱃속에 아이가 없었다면 나는 이 사..

그적그적 2026.06.26

무거움

문득 문득 현실감이 떨어진다. 분명 혼자 있을 때도 가끔은 그랬다. 그런데 지금이 좀 더 심각한건 현실감이 떨어질 때마다 현실을 부정하고싶어한다는 점인 것 같다.불과 한달 전에 분석가 선생님과 만났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아주아주 먼 옛날일처럼 느껴지고 진짜 내 삶에 존재했던 사람이 맞나싶기도 하다. 선생님 뿐만 아니라 혼자 지냈던 나와 내 삶이 다 그렇게 느껴진다. 4월 말 임신 사실을 처음 알게되었을 때는 이 일이 내 일이 아닌것처럼 느껴졌다. 기쁘지도 당황스럽지도 않고 그냥 현실감이 없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초음파 사진을 통해 아기가 보이고 심장소리가 들리고 입덧증세로 하루종일 멀미를 하는 것 같은 불쾌감이 내 몸에 무언가 있다는걸 증명해줄 뿐이다. 임신초기엔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몸과 함..

그적그적 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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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한번 보는건 어떨지 선생님과 상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갔다. 내 일상에 연애라는 큰 변수가 생겼고 지출에도 변화가 생긴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선생님은 그 표면적인 이유 이면에 다른 무의식적인 이유가 있을수도 있다고 하셨다. 내가 남자친구에 대해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해서라든지, 선생님이 내편을 들지않고 남자친구 편을 들어서 삐쳤다든지 그런... 내가 의식적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을수도 있다고. 그동안 표현은 안했지만 선생님과 남자친구에 대해 이야기나누는 일에 대해서도 모순적인 감정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털어놓고 내 문제점이나 남자친구의 문제점이 있진 않은지 선생님과 탐색해보고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애가 닳도록 좋아했던 선생님 앞에서 지금의 ..

일지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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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관계를 오염시키지 않게 해야한다는게 오늘 얻은 가장 큰 교훈이었다.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불안이 올라오는 것은 막을수도 예측하고 대비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 불안에 대해 살펴보자면 남자친구와 떨어져있을 때, 그가 나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거나 아예 생각조차 하고있지 않아서 나를 언제든 버려버릴 것 같다는 불안. 떨어져있는 동안 나에게 연락이 없고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내가 성가시고 싫어서일 것이라는 불안. 내 불안에 대해 들은 남자친구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고맙게도, 가볍게 넘기지만은 않았다. 네 것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도 하지 않았다.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았다. 대신 내 불안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기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 ..

일지 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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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표현을 빌려, 본게임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일, 며칠동안 어두운 표정을 직장에서도 숨기지 못할만큼 마음이 불편해졌던 일에 대해 선생님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앞서 선생님에게 내가 남자친구가 생긴 뒤로 거의 그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게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었다. 선생님은 당연히 그래야한다고 하셨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겠냐고. 지난주 저녁 집에서 통화 중에 내가 사랑하는 우리에 대해 남자친구는 함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날벼락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언젠가 남자친구의 집에서 같이 살게됐을 때 우리가 그의 집에 있는 소파를 발톱으로 긁어서 망칠까봐, 그리고 우리가 밤에 울고 뛰어다녀서 남자친구가 잠을 제대로 못잘까봐 걱정된다..

일지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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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주간 꿈자리가 안좋았는데 꿈의 내용은 기억하려고 애써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불쾌하고 불안한 감정만 남아있었는데. 지난 일요일에 남자친구와 사촌동생의 결혼식에 함께 갔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은 충분히 그런 꿈을 꿀만한 내적인 갈등과 피로가 있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지난주에 남자친구와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가느라 선생님과의 시간을 한주 쉬어가게됐고 그때문에 조금은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공연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나누었는데, 선생님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을 잘 알고계셨다. 자기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기 힘든 곡이라고 하셨던가. 위로와 격려가, 희망이 담겨있는 그 곡에 대해 선생님은 나보다 훨씬 오랫동안, 잘 알고계셨던 것처럼 보였다. 지난 일요일에 남자친구와 함께 내가 ..

일지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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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목소리가 오늘은 조금 다르게 들렸다. 오늘 선생님은 나를 많이 웃게 만드셨는데,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다. 뭐였을까?독감과 허리통증의 콜라보로 몸은 파업 중이지만 기분이 좋다고 했다. 나를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돌봐주는 사람이 있어서. 아프지만 아플만하다고. 예상은 했지만 45분의 시간이 남자친구와의 이야기로 가득찼다. 사람들의 반응을 예민하게 살피면서 내 언행을 되짚어보곤했던 평소의 나와 다르게 최근 며칠은 그런 감정노동에서 자유로웠다고, 근데 그게 나를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남자친구 때문인 것 같다고, 여러사람의 인정과 사랑이 필요했던게 아니라 한 사람의 사랑이면 충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그 한사람이 내게 의미있는 사람, 정서적인 요구를 충족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할 것이라..

일지 2026.03.03

재채기같은, 기침같은

또 앓고있다. 열이 많이 나는걸 보니 이번엔 독감인 것 같다. 예배를 마치고 바로 우리집으로 달려온 그를 현관에서 돌려보냈다. 딸기와 귤 한봉지를 사들고 온 그는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3분도 채 안돼 현관에서 발길을 돌렸다. 그를 위한 일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아픈 그의 모습을 보기 싫은 나를 위한 일이었다는걸 안다. 그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렇게 돌아가는거라면서 앞으로는 내 의사와 상관없이 아픈 내 곁에 있을거라고 했다. 내가 끝까지 안된다고 했더니 그는 자기도 아프고 힘들 때 혼자 있을거라면서 나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괴로워서 힘들어 죽고싶을 때 혼자 있을거라고. 정말 그건 원치 않았다. 조금은 화가 난 그에게 나는 사랑한다고 말해버렸다. 문자로, 갑자기, 뜬금없이, 꾹꾹 눌러오며 ..

그적그적 2026.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