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적그적

아픈 이유

민윤기 2025. 4. 25. 19:54

어제 하루종일 컨디션이 안좋았다. 몸이 처지고 자꾸 잠이 왔다. 10시에 일찍 불을 끄고 자다가 깼을 때 시간은 새벽 1시였다. 몸이 뜨거웠고 배가 쥐어짜는 듯이 아팠다. 체온이 39도가 나와서 응급실에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너무 추워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뒤로 잠을 자지 못했다. 춥다가 덥다가를 반복했고 배는 계속 비틀고, 밤동안에 네다섯번 화장실을 갔다.
어제 과장님도 배가 아파서 새벽에 응급실에 오셨다고 했는데, 전염병이라도 도는건가. 다행히 오심이 없어서 출근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그치만 잠을 못자서인지 탈수때문인지 조금만 서있어도 빙글빙글 돌았다. 결국 수술방에서 주저앉았고 과장님한테 몸이 안좋았던걸 말씀드렸다.
소화기내과 진료가 마감돼서 진료를 받을수가 없었다. 종민샘한테 약을 받아서 먹고 의국에서 의자를 펴고 누워있는데 과장님이 들어오셔서 진료를 안받은걸 들으시고는 수액 처방을 직접 해주셔서 주사실에서 수액을 맞았다.
잠을 자고싶었는데 주사실이 너무 밝고 시끄러워서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눈을 감고있었다. 얼마정도 지나서 발걸음소리가 내쪽으로 오는게 들렸다. 그런데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서 이불을 내려서 보니 과장님이 커튼을 빼꼼 열고 나를 보고계셨다. 괜찮아?라고 물으시고는 금방 가버리셨다. 누워있는 동안 카톡이 왔는데 수액을 다 맞고 일어나서 확인해보니 과장님이 죽쿠폰을 보내주신거였다. 마음이 따뜻해져서 아픈게 다 나은 것 같았다.